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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0장을 읽다 보면 일명 '민족들의 식탁'이라 불리는 족보가 나옵니다. 처음엔 그저 지루한 이름들의 나열이라고 생각하며 넘기려 했는데, 유독 눈에 띄는 두 이름이 있었습니다. 바로 구스의 아들 '니므롯'과 함의 아들 '가나안'입니다.
성경은 다른 사람들과 달리 이 두 사람에 대해서만큼은 꽤나 길고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하나님은 왜 니므롯이 세운 그 거대하고 비옥한 문명이 아니라, 이미 다른 민족들이 살고 있던 저 척박한 가나안 땅을 약속의 땅으로 주셨을까요?

오늘 말씀을 묵상하며 그들의 땅이 오늘날 어디인지, 그리고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찾아보며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1. 니므롯의 성 vs 약속의 땅
창세기 10장을 가만히 들여다보니 두 가지 전혀 다른 길이 보였습니다.
하나는 니므롯의 길입니다. 그는 성경이 말하는 '세상의 첫 용사'였습니다. 그가 도시를 건설했던 시날 평지와 앗수르 지역은 오늘날의 이라크 일대에 해당합니다.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이 흐르는 비옥한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발상지이지요.
역사적으로 이곳은 인류 최초의 제국들이 탄생한 곳이자, 바벨탑을 쌓았던 인간의 힘과 기술이 집약된 곳으로 평가받습니다. 하나님 없이도 인간의 힘으로 얼마든지 잘 살 수 있다는 듯, 그는 스스로 강력한 제국을 쌓아 올렸습니다. 소위 말하는 '성공한 인생'의 표본 같아 보였습니다.

반면 가나안의 땅은 달랐습니다. 가나안은 오늘날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레바논, 시리아 남서부 지역을 아우릅니다. 성경은 이곳의 경계를 상세히 기록하고 있는데, 훗날 이스라엘이 들어가야 할 그 땅은 사실 니므롯의 땅에 비하면 척박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니므롯의 땅(이라크)은 큰 강이 흘러 언제든 물을 끌어다 농사를 지을 수 있었지만, 가나안(이스라엘)은 하늘에서 비가 내려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천수답'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왜 아브라함을 그 편안한 문명 중심지에서 불러내어 이 불안한 땅으로 보내셨을까요?


2. 불안함이 축복이 될 수 있을까요
묵상 중에 무릎을 치게 된 건 바로 이 지점이었습니다. 하나님이 가나안을 선택하신 이유는 그곳이 농사짓기 '좋은 땅'이어서가 아니라, 역설적이게도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는 땅'이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입니다.
신명기 말씀처럼 가나안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흡수하는 땅"입니다. 내 노력으로 강물을 끌어다 쓰는 게 아니라, 하늘만 쳐다봐야 하는 곳이지요. 즉, 매일매일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곳으로 당신의 백성을 부르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도 가나안 땅은 강대국들(이집트, 앗수르, 바벨론) 사이에 끼어 있어 끊임없이 전쟁에 시달려야 했던 곳입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는 가장 위험하고 불안한 땅이었지만, 영적인 눈으로 보면 하나님만을 의지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훈련의 장소'였던 것입니다.
그동안 저는 늘 니므롯의 땅을 꿈꿨던 것 같습니다. 통장 잔고가 넉넉하고, 미래가 확실하게 보장된 삶. 내 힘으로 통제 가능한 안정적인 삶 말입니다. 그래서 제 삶이 조금만 불안해지거나 척박해지면 하나님을 원망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깨달았습니다. 제가 불안하다고 느꼈던 그 환경이, 사실은 하나님과 가장 가까이 붙어있을 수밖에 없는 가장 안전한 장소였다는 것을요.


3. 사명은 편안함 너머에 있었습니다
또 하나 마음에 와닿은 건 '위치'였습니다. 가나안 땅은 지리적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3개 대륙을 잇는 길목(교두보)에 위치해 있습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이 구석진 곳에서 그들끼리만 편하게 살기를 원치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세상의 한가운데, 수많은 민족과 문화가 교차하는 가장 치열하고 복잡한 그곳에서 하나님의 법대로 사는 거룩한 모델이 되길 원하셨던 것입니다.
직장이나 인간관계가 전쟁터 같다고 느낄 때마다 도망치고 싶었는데, 어쩌면 그 자리가 바로 저의 '가나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를 힘들게 하는 환경이 도망쳐야 할 곳이 아니라, 제가 빛을 비춰야 할 사명의 자리일 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마무리하며
오늘 묵상은 제 가치관을 다시 점검하게 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제 손으로 쌓을 수 있는 니므롯의 성(세상의 힘과 기술)을 부러워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아니면 비록 척박해 보일지라도 하나님이 비를 내려주셔야만 살 수 있는 가나안의 은혜를 구하고 있는지요?
눈에 보이는 화려함보다, 매일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제 하루가 더 큰 축복임을 믿기로 했습니다. 오늘 제 삶의 자리가 조금 팍팍하게 느껴지더라도, 그곳이 바로 하나님이 주목하시는 약속의 땅임을 기억하며 감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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