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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본문] 에스더 2:19-3:6
1. 모르드개가 시킨 대로
에스더는 왕후로 뽑히기 위한 준비기간 동안, 그리고 왕후가 된 후로도 자신의 혈통을 얘기하지 않았다. 모르드개가 그렇게 하라고 시켰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스더는 왕후가 되기 전, 모르드개의 슬하에 있을 때도 그의 말을 늘 지켰다. 이어지는 에스더기의 이야기를 보면 모르드개는 매우 강직하고 신앙심이 굳은 사람인 것 같다. 그의 삶의 모범이 에스더로 하여금 온전한 순종을 하게 했을 수 있다. 하지만, 부모가 모범을 보인다고 자녀가 항상 그들에게 순종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에스더도 그런 사람일 수도 있었다. 모르드개와 에스더의 이야기는 이상적인 가정의 위계질서와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2. 나무에 매달아 죽였다
왕을 살해할 계획을 한 반역자에게 내리는 벌은 나무에 매달아 죽이는 것이다. 십자가 처형이다. 왕을 죽일 계획을 세운 자에게 마땅한 벌이다. 왕을 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덜한 죄라도, 왕에 대항하면 그런 벌이 마땅하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생각한다. 왕을 반역한 자에게 내려지는 벌. 그 벌은, 왕이신 하나님을 믿지 못하고, 무시하고, 내 멋대로 살려고 하고, 내 힘으로 살려고 하는 나의 반역에 합당한 벌이다. 나는 그래도 싸다.
하지만, 예수님.. 예수님이 대신 그 십자가를 지셨다. 죽어 마땅한, 십자가 처형이 마땅한 나지만.. 예수님이 대신 죽으셨다.
이유는? 사랑하시기 때문에. 지금,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의 시간을 지나는 이 순간,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을 멀기만 한 것 같다. 그래도 붙들 것은, 내 감정과 상관없이,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로운 손길, 눈길이다.
3. 모르드개 대신 하만을 등용하다?
왕은 왕을 살해할 계획을 왕후에게 알려서 왕을 구한 사람이 모르드개라는 것을 분명히 들었다. 그런데 이어지는 이야기에서는 왕이 아각사람 하만을 등용하여 모든 대신보다 더 높이 세웠다.
전개가 좀 이상하다. 인과관계가 꼬인것 같다. 성경에서는 그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으니 더 그럴 수도 있다. 그래도 이 상황만 봐서는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이 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는 입장에서는 이 모든 불합리해 보이고, 이상한 이야기는 최후의 반전으로 승리를 주시는 하나님의 빌드업이라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도 그런게 있어야 재미가 있지. 스포츠 경기도 그렇지.. 인생도 그렇지.. ..
그런가?? 솔직히, 그런 반전, 대 역전극 말고 처음부터 편안하게 여유있는 리드를 하고 끝까지 그렇게 끝나면 좋겠다 싶다. 불안하고 초조한 순간들을 지나는 것이 너무 힘들다. 그래도, 지금 나 자신에게 격려하고 용기를 줘야 한다.
하나님을 믿어라. 하나님을 믿어라.
4. 하만이라는 사람
모르드개가 왜 왕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하만에게 절하지 않았는지 이유가 분명히 제시되어 있지는 않다. 하만에게 절하는 것이 우상숭배의 율법을 어기는 것이라서, 하만이 아각사람이라서, 교만한 하만이 자신을 신격화해서 등등의 이야기가 있다. 정확한 이유야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알고 있는 모르드개라면 하만에게 절하지 않은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 같다. 하만이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사람들의 고자질이다. 그리고 이 사실을 알게되자마자 화가 잔뜩나서는 모르드개 뿐 아니라 그의 민족을 몰살시킬 생각을 하게 된다.
모르드개의 행동이 모욕적이라고 느껴졌을 것이고, 체면이 손상되었으니, 이렇게 권위에 도전하는 자는 처단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정도는 납득할 만한다. 하지만, 유대민족 전체를 몰살시킬 생각까지 하는 건 너무 나갔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모르드개가 어느 민족인지를 알고서는,
하만은 모르드개 한 사람만을 죽이는 것은 너무 가볍다고 생각하였다."
이 구절에서 단서를 찾는다. 모르드개가 어느 민족인지 알고서...
아말렉 족속은 구약성경 전체에서 이스라엘의 가장 오랜 원수로, 출애굽 때부터 이스라엘을 비열하게 공격해왔고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이스라엘을 괴롭혔다. 하나님께서는 아말렉 족속을 "대대로 싸워야 할 원수"로 규정하시고, 사울왕에게도 그들을 진멸하라는 명령을 내리셨을 정도로 이스라엘과 아말렉 사이에는 깊은 적대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하만은 바로 이 아말렉, 그 중에서도 사울왕이 진멸하지 못했던 아말렉 왕 아각의 후손으로 소개된다.
하만의 반응은 개인적 모욕에 대한 과도한 분노, 교만과 감정 조절 실패, 집단적 증오와 역사적 적대감, 그리고 권력 남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작은 모욕도 참지 못하고 이를 극단적으로 확대 해석한 하만의 태도는 결국 자신과 민족 모두에게 큰 비극을 초래했다.
결론
합당한 일에 대한 불복종은 분노와 징계의 이유가 된다. 하지만, 분노할 만한 상황이더라도 감정 조절에 실패할 때, 그것을 확대해석해서 과도한 징계를 계획할 때 결국 무너지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오늘의 본문을 읽으며, 만약 이 이야기의 전체를 알지 못했다면 답답한 전개가 몹시도 불편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 모든 과정 속에서도 하나님은 보이지 않게 역사하신다.
우리는 결국 알게 될 것이다. 부당해 보이는 현실을 마주하더라도, 감정의 노예가 되어 상황을 확대해석하고 분노를 표출하지 않도록, 겸손히 하나님의 선하심과 그분의 일하심을 믿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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