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1장 - 이상한 왕과 하나님의 큰 그림

 

 

오늘의 본문: 에스더 1:1-22

아하수에로 왕이 잔치를 베풀고, 왕후 와스디를 부르나 그녀가 거절하자 그 자리를 폐위 시키기로 하는 부분이다.

1. 왕후 와스디가 얼마나 예뻤길래

이런 질문이 먼저 들었다. 인도에서 에디오피아까지 127개 지역을 다스리는 왕이, 누군가에게 무엇을 자랑할 필요가 전혀 없어보이는 자리에 있는데도 자신의 아내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에게 자랑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뭐하려고?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아름다움이 자신에게 큰 기쁨과 만족을 주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은 건가? 다른 사람들이 칭송하는 것이 어떤 만족을 주는 걸까?

아하수에로 왕은 어쩌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었을까? 관련해서 자료를 찾아보았다.

아하수에로왕의 동기

유대 랍비 전통과 일부 주석가들은 아하수에로가 본래 왕족이 아니었고, 와스디는 바빌로니아 왕가 출신의 진짜 ‘왕족’이었기 때문에, 아하수에로는 자신의 정통성과 권위에 대해 내심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해석한다.

랍비들은 그가 와스디를 왕관만 쓰고(즉, 나체로) 공개석상에 세우려 했는데, 이는 단순히 왕후의 미모를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녀를 왕후로 삼은 이유는 혈통이 아니라 미모 때문”임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으로 본다. 즉, 자신의 왕권이 와스디의 혈통 덕분이 아니라 자신의 힘과 업적 때문임을 드러내고 싶어 했다는 것이다.

아하수에로는 127개 지방을 다스리는 대제국의 왕이었지만, 그만큼 자신의 권위를 끊임없이 과시해야 했고, 신하들과 귀족들 앞에서 자신의 힘과 위상을 입증할 필요가 있었다.

동방의 군주들은 잦은 연회와 사치, 그리고 소유물(부, 미모, 권력 등)을 과시함으로써 자신의 위엄을 드러내곤 했는데 와스디를 공개적으로 부르려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게다가 성경과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아하수에로는 감정 기복이 심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며, 주변 조언자들의 말에 쉽게 휘둘리는 인물이었다. 실제로 그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와스디를 부르도록 명령했고, 와스디가 거절하자 분노하여 신하들의 조언에 따라 바로 폐위 결정을 내렸다. 이런 모습은 자기 통제력이 약하고, 외부 평가와 체면에 매우 민감한 성격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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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왕의 명령을 거부한 왕후 와스디

왕의 명령에도 왕후가 거절했다는 내용은 항상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었다. 감히 왕후가, 왕이 얼굴좀 보여 달라고 하는데 거절하다니...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니 성경에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유대 전통 주석과 일부 학자들에게서 전해지는 내용대로 아하수에로 왕이 왕후 와스디에게 왕관만 쓴 채(즉, 사실상 나체로) 많은 사람들 앞에 나오라고 명령했다는 것이 맞다면 왕후가 이런 요구를 거절한 것은 인격적 존엄성과 자존심 그리고 명예를 지키기 위한 매우 인간적이고 정당한 반응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일부 역사적 해석에 따르면 페르시아 전통에서는 왕비의 얼굴을 공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관례에 어긋나는 일이었다고도 한다.

 

 

 

 

3. 하나님의 큰 그림

왕후 와스디가 폐위되는 본문의 이야기는 에스더가 왕후가 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다시 유대인의 구원이라는 더 큰이야기로 연결된다. 오늘의 본문밖에 볼 수 없다면, 성격파탄자인 왕과 별 말도 안되는 이유를 근거로 들며 과도한 조치를 조언한 신하들의 모습에서 교훈을 얻는 것에 그칠 것이다.

거기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 하지만,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이 본문의 이야기를 넘어선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 보이지 않는다. 별 희한한 사건을 통해서도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본다. 제국의 왕의 잔치와 음주를 통해서도 일하시는 하나님을 본다. 그리고 아주 사소하고도 작은 우리의 일상 가운데서도, 고통스럽고 슬픈 상황가운데서도 하나님은 일하신다. 모든 상황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큰 그림 안에 있다.

 

결론

오늘 눈을 열어, 귀를 열어, 마음을 열어 하나님의 그림을 볼 수 있도록 기도한다. 분명히 보이지 않을지라도, 에스더 1장밖에 못보는 상황이라도, 하나님을 신뢰하기에, 에스더 10장까지 다 읽고 났을 때의 기쁨을 기대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