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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희에게 말하노니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그리하면 그 재물이 없어질 때에 그들이 영원한 거처로 너희를 영접하리라.” (누가복음 16:9)

 

누가복음 16장 9절은 불의한 청지기의 비유(16:1–8)의 결론으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핵심 교훈이다. 이 말씀은 단순히 경제 윤리에 관한 조언이 아니라, 세상 재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사용할 것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진다. 사람들은 흔히 돈을 모으고 쌓아두는 데 집중하지만, 예수님의 시선은 전혀 다른 곳을 향해 있다.

 

 

 

불의한 재물: 세상에 속한 모든 재물

예수님은 “불의한 재물”(헬라어: μαμωνᾶς τῆς ἀδικίας, mamōnās tēs adikías)이라는 표현을 쓰셨다. 여기서 “불의하다”는 말 때문에 오해가 생길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이것을 단순히 부정한 방법으로 얻은 돈이라고 좁게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통 주석가들의 설명을 보면, 이 표현은 더 넓은 의미를 가진다. 곧 이 세상에 속한 모든 재물을 가리키는 것이다.

재물은 그 자체로 중립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의 탐욕과 결합하면 언제든 죄로 기울 수 있다. 또한 재물은 본질적으로 영원하지 않고, 순간적이고 불안정하다. 그래서 예수님은 재물을 “불의하다”고 표현하셨다. 즉, 재물은 영원한 신뢰의 대상이 될 수 없고, 본질적으로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먼저 각인시키신 것이다.

 

불의한 청지기

 

친구를 사귀라: 재물의 바른 용도

예수님은 놀라운 명령을 주신다. “불의한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이 말씀은 재물을 자기만을 위해 쓰지 말고, 이웃을 돕고 하나님의 일을 위해 사용하라는 뜻이다. 여기서 “친구”는 단순히 사회적 관계를 의미하지 않는다. 가난한 자, 도움이 필요한 자, 더 나아가 복음을 듣게 될 사람들이 모두 포함된다.

불의한 청지기가 해고를 앞두고 미래를 대비해 지혜롭게 빚을 조정했듯이, 우리도 영원한 미래를 위해 재물을 현명하게 사용해야 한다. 즉, 재물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재물을 모으는 데 생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흘려보내고 나눔으로써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야 한다. 여기에 예수님의 급진적인 시선이 있다.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

 

영원한 거처: 천국의 환영

예수님은 “그리하면 그들이 영원한 거처로 너희를 영접하리라”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영원한 거처”(헬라어: τὰς αἰωνίους σκηνάς, tas aiōníous skēnás)는 하나님 나라, 곧 천국을 의미한다. 재물로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천국에서 우리를 맞이한다는 이미지는 단순한 상징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 나라에서 우리의 삶이 평가되고 보상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물론 이 말씀이 구제와 선행이 구원의 조건이 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이 구절은 재물을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한 삶이 하나님 나라의 증거가 된다는 사실을 가르친다.

 

누가복음 16장 9절이 주는 교훈

이 구절은 오늘을 살아가는 신앙인들에게 매우 실질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재물은 주인이 아니라 수단이다. 우리는 재물의 절대적 소유자가 아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것을 관리하는 청지기일 뿐이다. 청지기의 역할은 재물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맡겨진 것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다.

재물은 영원한 목적을 위해 쓰여야 한다. 이 땅에서 아무리 재물을 쌓아도 결국 남는 것은 없다. 그러나 그 재물을 통해 누군가를 살리고,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 데 쓴다면, 그것은 영원한 가치로 남는다.

현세적 행동은 영원한 결과를 낳는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재물은 단순히 현재의 편리함을 넘어서, 영원한 나라에서 평가된다. 재물을 하나님 뜻대로 사용한 삶은 장차 하나님의 나라에서 기쁨과 환영으로 이어진다.

 

결론: 불의한 재물, 영원한 관점에서 사용하라

누가복음 16장 9절은 물질을 섬기지 말고, 물질을 하나님의 뜻을 위한 도구로 사용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다. 재물은 일시적이고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재물을 통해 맺은 사랑과 나눔의 열매는 영원하다.

오늘 우리가 가진 재물은 결국 사라질 것이지만, 그것을 통해 맺은 관계와 하나님 나라를 위한 열매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재물을 붙잡는 사람이 아니라, 재물을 통해 영원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청지기로 살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께서 누가복음 16장 9절에서 말씀하신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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