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4:34 예수님의 양식 - 드림이 채움이 되는 역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나의 양식은 나를 보내신 이의 뜻을 행하며 그의 일을 온전히 이루는 이것이니라.”
(요한복음 4:34)

 

양식에 대한 질문: 채움인가, 드림인가?

우리가 보통 “양식”이라고 하면 배를 채우는 음식, 즉 나를 살리고 힘을 주는 것을 떠올린다. 그런데 예수님은 요한복음 4장 34절에서 전혀 다른 말씀을 하신다. 제자들이 음식을 권했을 때, 예수님은 “내 양식은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것”이라고 답하신다. 하지만 하나님의 뜻을 행한다는 건 대부분 드리는 일이다. 희생, 봉사, 자기 부인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드리는 것이 채움이 되고, 고갈이 아닌 양식이 될 수 있을까? 이 역설이야말로 이 말씀의 핵심이다.

 

주는 것이 채움이 되는 이유

예수님께는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것이 단순한 의무가 아니었다. 그분의 존재 목적이었고, 가장 깊은 만족이었다.

비움이 곧 충만

빌립보서 2장에 보면, 예수님은 스스로를 비우고 종의 모습으로 오셨다. 이 비움은 손해가 아니라, 아버지의 뜻에 순종하는 과정 속에서 오히려 충만함이 되었다. 세상의 음식은 밖에서 받아들여야 힘이 되지만, 예수님은 아버지와 뜻이 완전히 일치할 때 그 자체가 힘이 되었다.

사명과 존재의 일치

예수님에게 사명은 짐이 아니라 정체성이었다. 단순히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라 “나의 이유”였다. 그래서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것은 힘들어도 동시에 만족이었고, 순종은 곧 양식이 되었다.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오는 기쁨

요한복음 8장 29절에서 예수님은 “나는 항상 그의 기뻐하시는 일을 행한다”고 말씀하신다. 아버지께서 기뻐하실 때 예수님도 기뻐하셨다. 그 친밀한 관계 속에서 흘러나오는 사랑과 능력이 예수님을 지탱했다. 세상의 양식은 다 먹으면 다시 배고프지만,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오는 만족은 마르지 않는 양식이었다.

 

제자들과의 대비

이 말씀은 제자들이 예수께 “랍비여, 잡수소서”라며 음식을 권하던 상황에서 나온다(요 4:31). 제자들에게 양식은 그저 배를 채우는 문제였다. 그러나 예수님에게 양식은 아버지의 뜻을 이루고, 구원의 사역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이 차이는 단순한 식사의 문제가 아니라 삶을 바라보는 차원의 문제였다. 제자들은 아직 육적인 차원에 머물렀지만, 예수님은 영적인 차원을 말씀하신 것이다.

오늘 우리에게 주는 교훈

세상은 늘 “받아야 만족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요한복음 4장 34절은 “드릴 때 충만하다”는 역설을 가르친다.

• 참된 양식은 순종 속에 있다.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삶은 때로 비움 같고 손해 같지만, 그 안에서 누리는 평안과 기쁨이야말로 영혼의 양식이다.
• 사명에서 힘이 온다. 진짜 힘은 세상적 성공이나 채움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일을 감당할 때 솟아나는 내적 에너지다.
• 순종은 기쁨이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가는 것은 억지로 하는 희생이 아니라, 그 속에서 경험하는 기쁨이다. 이 기쁨은 세상의 어떤 음식보다 크다.

 

적용

요한복음 4장 34절은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고, 어디서 진짜 힘을 얻는지에 대한 나침반 같은 말씀이다. 세상은 끊임없이 채우라고 하지만, 예수님은 “드림과 순종 속에서 진짜 충만을 경험한다”고 가르치신다. 오늘 우리의 양식은 무엇인가? 하나님의 뜻을 기쁨으로 행할 때, 비로소 우리의 영혼은 참된 양식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