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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6장에서 아브라함은 86세에 여종 하갈을 통해 이스마엘을 낳습니다. 그리고 성경은 16장 마지막 절과 17장 1절 사이, 무려 13년의 시간을 침묵으로 건너뜁니다.
“아브람이 구십구 세 때에...” (창 17:1)
아브라함의 나이 99세. 생물학적으로 모든 가능성이 끝난 이 시점에 하나님은 왜 다시 찾아오셨을까요? 그리고 왜 하필 이때 그의 이름을 바꾸시고 할례를 명하셨을까요? 오늘은 창세기 17장에 숨겨진 구속사적 비밀과 하나님의 의도를 깊이 있게 묵상해 봅니다.

13년의 침묵과 '엘 샤다이'의 등장
지난 13년 동안 아브라함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을까요? 아마도 그는 이스마엘이 무럭무럭 자라는 것을 보며 "이 아이가 바로 하나님이 약속하신 후사구나"라고 확신했을 것입니다. 인간적인 방법으로 얻은 결과물에 안주하고 있었던 것이죠.
그때 하나님이 나타나셔서 첫마디를 던지십니다. “나는 전능한 하나님(엘 샤다이)이라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 (1절)
이것은 단순한 자기소개가 아닙니다. "아브라함아, 너는 네 힘(이스마엘)으로 내 약속을 성취했다고 착각하지 마라. 내 일은 인간의 능력이 끝난 곳에서, 오직 나의 전능함으로 시작된다"라는 강력한 선언입니다.
왜 99세인가? : '죽은 몸'에서 시작되는 역사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나이가 99세가 될 때까지 기다리셨습니다. 바울 사도는 로마서 4장에서 이때를 가리켜 "자기 몸이 죽은 것 같고 사라의 태가 죽은 것 같음을 알고도"라고 표현합니다.
왜 75세나 85세가 아니었을까요? 그때는 아직 인간의 생식 능력이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때 이삭을 주셨다면, 아브라함은 "내가 건강해서 낳았다"고 자랑했을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가능성이 0%가 될 때까지 기다리셨습니다. 99세 노인의 '죽은 몸'에서 생명이 태어나야만, 그것이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임이 증명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기독교 신앙의 역설입니다. 내 힘이 빠질 때, 하나님의 능력이 역사합니다.
아브람에서 아브라함으로: 믿음의 선포

이 불가능한 시점에 하나님은 뜬금없이 개명을 명령하십니다. 아브람 (존귀한 아버지) → 아브라함 (열국의 아버지)
상상해 보십시오. 자식이라곤 여종에게서 얻은 아들 하나뿐인 99세 노인이 동네 사람들에게 "이제 나를 '열국의 아비'라고 부르시오"라고 말하고 다녀야 합니다. 얼마나 민망하고 비웃음을 살 일입니까?
하지만 하나님은 "아직 보이지 않는 것을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부르는 것"이 믿음임을 가르치셨습니다. 정체성이 바뀌어야 인생이 바뀝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매일 자신의 입으로 약속을 선포하게 만드셨습니다.
이스마엘의 '복' vs 이삭의 '언약'

17장의 또 다른 핵심은 '복(Blessing)'과 '언약(Covenant)'의 구분입니다. 아브라함은 "이스마엘이나 하나님 앞에 살기를 원하나이다"라며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합니다. 하나님은 이스마엘에게도 '큰 민족을 이루는 복'을 주시겠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선을 분명히 긋습니다.
“내 언약은... 사라가 네게 낳을 이삭과 세우리라” (21절)
- 이스마엘의 복: 현세적인 번영, 생존, 세상적인 성공 (일반 은총)
- 이삭의 언약: 하나님 나라의 상속, 메시아가 오실 통로, 구원의 약속 (특별 은총)
우리는 종종 세상적인 성공(이스마엘의 복)을 달라고 기도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고자 하는 진짜 선물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영원한 관계, 즉 언약의 복입니다.
할례: 살을 베어내는 결단

마지막으로 하나님은 언약의 표징으로 할례를 명하십니다. 남자의 생식기 끝을 베어내는 이 행위는 "육체적 신뢰를 끊어버리라"는 의미입니다. "내 힘으로 대를 잇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생명을 잇는다"는 고백을 몸에 새기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언약의 당사자가 아닌 이스마엘도 할례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는 그가 비록 메시아의 조상은 아니지만, 아브라함이라는 '언약의 울타리(공동체)' 안에 속해 있음을 보여줍니다.
오늘 나의 '이스마엘'은 무엇인가?
창세기 17장을 묵상하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혹시 나도 아브라함처럼 13년 동안 침묵하며, 내가 만든 '이스마엘(인간적인 대안, 적당한 성공)'에 만족하며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나님은 오늘 우리에게 찾아와 말씀하십니다.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 네 손에 쥔 것을 내려놓아라. 내 약속은 너의 힘이 완전히 빠진 그곳, 99세의 절망 끝에서 비로소 시작된다.”
나의 한계를 인정하고, 전능하신 하나님(엘 샤다이)께 내 인생의 주권을 온전히 맡기는 하루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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