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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문은 스가랴 7장이다. 이제 8개의 환상이 끝난 후 하나님의 말씀과 권면이 주어지는 첫 장이다.
5월의 금식과 7월의 금식
이스라엘 백성은 바벨론 포로 생활을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돌아왔다. 벧엘 사람들은 제사장과 선지자에게 5월 금식을 계속해야 하는지 묻는다. 그들은 70년간 이어진 포로기 동안 5월에는 성전 파괴(기원전 586년 5월)를 기념하여, 7월에는 바벨론에 의해 임명된 유다총독 그달리야가 암살당한 사건을 기념하며 금식을 해 왔다.
그런데 이제 평화가 찾아왔으니, 금식을 그만해도 되지 않느냐고 묻는 것이다. 어쩌면, "이제 됐다. 그동안 고생했으니 이제 그만해도 된다"라는 칭찬을 듣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의 질문에 하나님은 뜻밖의 답을 주신다.
“너희가 지난 칠십 년 동안, 다섯째 달과 일곱째 달에 금식하며 애곡하기는 하였으나,
너희가 진정, 나를 생각하여서 금식한 적이 있느냐?
너희가 먹고 마실 때에도 너희 스스로 만족하려고 먹고 마신 것이 아니냐?” (스가랴 7:5-6 RNKSV)
참된 금식에 대한 하나님의 질문은 단순한 행위 여부가 아니라, 그 동기를 향해 있다.
금식의 동기
히브리어 원문에서는 “나를 위하여, 나를 위하여”(לִי אָנִי לִי אָנִי)라는 표현이 반복된다. 이는 ‘정녕 나만을 위해, 나만을 위해 했느냐?’라는 강한 수사적 강조다. 하나님은 그들의 금식이 자신만을 향했는지를 깊이 묻고 계신다. 이스라엘 백성은 성전 파괴와 유다 총독 암살 사건을 기념하며 슬픔을 표현했지만, 그 금식의 마음 중심에는 정작 하나님이 없었다. 먹고 마시는 일이 자기 만족을 위한 것이었듯, 금식 역시 자기만족—즉 종교적 의무를 행했다는 안도감을 얻기 위한 행동이었을 수 있다.
하나님이 진정으로 원하시는 것
그렇다면 하나님이 원하신 것은 무엇일까?
“너희는 공정한 재판을 하여라. 서로 관용과 자비를 베풀어라.
과부와 고아와 나그네와 가난한 사람을 억누르지 말고, 동족끼리 해칠 생각을 하지 말아라.”
(스가랴 7:9-10 RNKSV)
하나님은 겉으로 드러나는 종교적 행위보다 마음의 순종을 더 중요하게 여기셨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마음이 다이아몬드처럼 굳어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도, 순종하지도 않았다. 그 결과, 금식이라는 종교 행위는 열심히 하면서도 삶 속에서는 공정한 재판과 자비와 관용을 외면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형식적인 의식이 아니라, 약자를 돌보고 사회 정의를 세우는 삶의 변화였다.
나의 금식, 나의 동기
오늘 매일성경 묵상의 제목이 ‘참된 금식’이었다. 막혀 있는 삶, 벗어나고 싶은 환경 속에서 나는 금식이라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이미 그 마음에는 나를 위한 이유가 뚜렷이 자리 잡고 있었다. 성경 통독, 작정 기도, 금식… 부지런히 하지만, 그 동기는 하나님이 아니라 내 욕심과 성취를 위한 경우가 많았다.
하나님은 이런 마음을 다 아신다. 한때는 하나님의 말씀이 꿀보다 달게 느껴지고, 감사와 기쁨으로 순종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행위는 남았지만 마음은 굳어졌다. 기쁨과 감사로 했던 일이 관행이 되고, 무거운 짐이 되어 버렸다. 기쁨 없이, 순종 없이, 형식으로 하나님의 환심을 사려는 상태에 이른 것이다.
다시, 순종의 자리로
1개월 성경 통독을 시작했지만, 돌이켜보면 여전히 나를 위한 동기가 더 컸음을 고백한다.
참된 금식이 내 욕심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고 그분의 성품에 가까워지려는 간절한 마음에서 시작되듯, 성경 통독도 마찬가지였다. 하루 분량을 채우기에 급급해 하나님의 마음을 들을 새도 없이 읽어내려갔던 시간을 반성한다.
이제는 형식적인 행위가 아닌, 오직 하나님을 알아가고 사랑하기 위해 그 시간을 온전히 드리기로 다짐한다. 모든 마음을 집중하여 말씀을 읽는 그 시간 가운데,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음성을 듣고 순종하며 살기로 결단한다. 내 안에 쌓여 있던 딱딱한 마음을 깨고, 부드러운 마음으로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삶. 이것이 바로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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